커피&차

라이트 로스팅 커피는 항산화 효과가 더 좋을까? 과학적 분석

mmtea9 2025. 5. 17. 07:43

라이트 로스팅 커피는 항산화 효과가 더 좋을까? 과학적 분석


커피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소비되는 음료 중 하나이며, 그 건강 효능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커피의 항산화 성분이 주목받고 있는데, 그 효과는 단순히 커피 자체보다는 ‘어떻게 로스팅되었는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인다. 일반적으로 라이트 로스팅 커피는 클로로겐산과 같은 항산화 물질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유지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과학적 데이터는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 글에서는 라이트 로스팅 커피가 실제로 항산화 효능이 더 높은지, 어떤 성분이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최신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분석해본다.


- 항산화란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

항산화 작용이란 인체 내에서 발생하는 산화 스트레스를 억제하는 생리작용을 말한다. 산화 스트레스는 활성산소(ROS)가 과도하게 증가해 세포 손상, 노화, 염증, 암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상태다. 항산화 물질은 이러한 활성산소를 중화시켜 세포를 보호하고 면역 기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 비타민 C, E, 폴리페놀, 클로로겐산 등이 대표적인 항산화 성분이며, 커피는 이들 중 다수를 포함하고 있다.

- 커피의 주요 항산화 성분

커피에는 수십 가지 항산화 성분이 존재하지만,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이다. 이 외에도 카페산, 페룰산, 멜라노이딘, 퀴닉산 등이 항산화 작용을 한다. 클로로겐산은 특히 라이트 로스팅에서 많이 발견되며, 혈당 조절, 지방 축적 억제, 염증 완화 등의 기능이 보고된 바 있다. 한편 멜라노이딘은 로스팅 중 생성되는 갈색 색소이자 Maillard 반응의 부산물로, 다크 로스팅일수록 함량이 높다.

- 로스팅 단계별 항산화 성분 변화

로스팅은 커피의 맛과 향뿐 아니라 화학적 성분을 극적으로 변화시킨다. 로스팅 초반에는 클로로겐산 함량이 유지되지만, 중간 이후부터는 열에 의해 점차 분해된다. 반면, 로스팅 후반부에는 멜라노이딘과 같은 새로운 항산화 물질이 생성되기 시작한다. 요약하면 라이트 로스팅은 기존 항산화 성분(클로로겐산 등)을 많이 보존하고, 다크 로스팅은 새로운 항산화 물질(멜라노이딘 등)이 생성된다는 구조다. 항산화 효능의 ‘총량’은 비슷할 수 있지만, 종류와 작용 방식이 달라진다.

- 라이트 로스팅 커피의 항산화 효능: 연구 사례

2017년 미국 브라운대 식품영양학 연구소에서는 로스팅 단계별 항산화 효능을 비교한 실험을 진행했다. 클로로겐산 기준으로 볼 때, 생두 대비 라이트 로스팅에서 약 70~80%가 유지되었고, 미디엄 로스팅은 약 50%, 다크 로스팅은 20% 이하로 급감했다. 같은 연구에서 항산화 활성 지수를 측정한 결과, 라이트 로스팅이 가장 높은 DPPH 억제율을 보였으며, 이는 클로로겐산 보존율과 비례하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 멜라노이딘의 항산화 작용과 논란

일부 연구에서는 멜라노이딘이 강력한 항산화 활성과 함께 항균·항염 기능까지 있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하지만 멜라노이딘은 구조가 복잡하고 개별 분자가 불명확해, 인체 내에서 실제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게다가 다크 로스팅 과정에서 아크릴아마이드 같은 발암 의심 물질이 생성될 수 있어, 항산화 효과만을 근거로 한 다크 로스팅 소비는 과학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다.

라이트 로스팅 커피는 항산화 효과가 더 좋을까? 과학적 분석

- 항산화 효능의 생체 이용률 고려

항산화 성분이 많다고 해서 모두 흡수되는 것은 아니다. 생체 이용률(Bioavailability)은 섭취한 물질이 체내에서 실제로 흡수·활용되는 비율을 의미한다. 클로로겐산은 체내 흡수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며, 다크 로스팅의 멜라노이딘은 분자가 커서 흡수가 제한적일 수 있다. 따라서 “얼마나 들어있느냐”만이 아니라 “얼마나 흡수되느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 점에서 라이트 로스팅 커피는 실질적인 항산화 기능 면에서도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 로스팅 방식과 추출 방식의 상호작용

항산화 효능은 로스팅 단계뿐 아니라, 추출 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라이트 로스팅 커피는 에스프레소보다는 핸드드립이나 콜드브루처럼 낮은 압력과 긴 시간의 추출 방식에서 항산화 성분이 잘 유지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콜드브루는 열에 의한 파괴 없이 추출이 가능해 클로로겐산 유지율이 높다. 따라서 항산화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로스팅뿐 아니라 추출 방식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좋다.

- 라이트 로스팅 커피 섭취 시 주의할 점

라이트 로스팅은 산미가 높고 카페인 함량도 상대적으로 많아질 수 있다. 따라서 위가 약한 사람이나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은 양 조절이 필요하다. 또한 산미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 라이트 로스팅 커피가 ‘덜 익은’ 혹은 ‘날 것 같은’ 인상을 줄 수 있어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라이트~미디엄 로스팅을 단계적으로 시도하며 적응하는 것이 좋다.

- 항산화 목적의 커피, 어떻게 마셔야 할까?

항산화 효과를 노리고 커피를 마신다면, 다음을 고려하자. 첫째, 라이트 로스팅 + 핸드드립이나 콜드브루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다. 둘째, 공복보다는 식후에 섭취해 위장 부담을 줄이자. 셋째, 하루 2잔 이내로 섭취하되, 한 번에 너무 진하게 마시지 말고 천천히 마시는 것이 흡수에 유리하다. 마지막으로, 가능하다면 싱글 오리진의 신선한 원두를 선택해 품질 면에서도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라이트 로스팅 커피는 단순히 산미가 강조된 스타일이 아니라, 건강 기능까지 기대할 수 있는 과학적인 선택이다.항산화 성분의 보존율과 생체 이용률을 고려하면, 라이트 로스팅은 커피의 진정한 이점을 담고 있다.로스팅 방식에 따라 맛뿐 아니라 건강 효과까지 달라진다는 사실은 매우 흥미롭다.커피를 더 깊이 있게 즐기고 싶다면, 원두의 색 너머에 있는 성분 변화에 주목해보자.한 잔의 라이트 로스팅 커피는, 단지 향미 이상의 가치를 담고 있다.